좋은 쌍골죽을 캐고 설레임이 잊혀지기 전에 몇자 적어 봅니다.
가까운곳에 대밭이 있었는데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그곳은 간적이 없었습니다.
오늘 새벽4시경에 일어나서 시간좀 보내다가 동이 트기 시작하자마자 출발해서 대밭에 갔었습니다.
회사출근하기전까지 1시간30분정도 시간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바쁘더군요.
집사람은 미쳤다고 하고...미친것 맞습니다. 굵은 쌍골죽에 얼마나 목말라 했었는지...
수년간 대밭을 다녀봤지만 정말 제대로된 굵은쌍골죽은 못 만나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조금 부족한 쌍골죽은 몇개 만나봤지만...
작은 쌍골죽은 많이 캐보기도 했고 소금이나 단소로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대금을 만들만한 쌍골죽은 정말 정말 귀한지 제눈에는 보이지 않더군요.
어제 아침에도 잠깐 다녀왔지만 허탕....
시기가 대나무에 물이 올라오는 시기가 된다고 고수들은 겨울에만 대나무를 캐라고도 하고.....
막 대밭에 들어서는데 수년전 굵은 쌍골죽을 캐간 흔적이 있더군요. 썩어가는 윗대도 있고....
포기하고 돌아서려다 아쉬워 여기저기 둘러 보는데....
숨이 컥 막힌다고 할까요. 굵어 보이는 쌍골죽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3년은 묵어 보이고....캐놓고 보니 아주 굵지는 않지만 대금으로 충분히 가능하겠더군요.
흥분된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봐도 더이상 쓸만한것이 보이질 않아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는데....또하나가 보이더군요.
아주 적당한 굵기...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그런데...3년까지는 못된 대나무인것 같았습니다.
혹시 대가 무르면 어쩌지...1년 기다려야 하나? 하지만 1년을 기다리고 내것이 되라는 보장이 없어 어쩔수 없이 톱을 대고 말았습니다.
걱정했던것과 달리 톱이 쓸리는것이 굉장히 단단하더군요.
천만 다행이지요. 잘라 버렸는데 살이 풋풋하면 그 아쉬움을 어찌하겠습니까?
대나무를 캐다보니 그옆에 더 굵은 쌍골죽이.....또 보이더군요. 풋대는 아닌데 ....대나무를 잡고 살짝 흔들어보니 이녀석은 아니다 싶더군요.
1년정도는 기다려 줘야 될것 같아 그녀석은 다음으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좋은 쌍골죽을 2개나 캣으니 이제 원이 없어야 하는데...
욕심이 더 생기는것을 어찌하오리까?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리 쌍골죽을 캐도 제 욕심을 못채우는것 아닌지....
하나만 캐도록 도와달라고 마음속으로 빌었던것 같은데....
좋은 쌍골을 캐고도 한편으로 욕심으로 가득찬 제 시커먼 속을 보니 ...많은 복잡한 심정 ...
오늘 갔던 대밭중에 못 둘러본곳을 내일 아침에 다녀와 보려 합니다.
'단소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악 대중화? (0) | 2015.05.05 |
---|---|
친구 보게나... (0) | 2014.06.24 |
[스크랩] 쌍골죽 대밭을 만나다. (0) | 2013.03.11 |
[스크랩] 단소는 아니고 마루 좌탁한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 (0) | 2010.05.07 |
[스크랩] 제멋대로 연주 ^^ -파랑새- (0) | 2009.12.01 |